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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메뉴(2022)'가 말하는 본질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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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메뉴' 포스터 (출처: 나무위키)

영화 정보 

  2022년 개봉한 영화 '더 메뉴'는 서스펜스, 스릴러, 블랙코미디 장르이다.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이기도 하다. 감독은 '마크 미로드'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이전 영화 연출작이 모두 코미디 장르라고 한다. 각본을 쓴 '윌 트레이시'는 신혼영행 중 근처 섬의 유명한 맛집을 찾다가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영화의 중심이 되는 인물은 3명으로 다음과 같다. 

  • 줄리언 슬로윅: 배우 '랄프 파인즈'가 연기했다. 고급 레스토랑 호손을 운영하는 성공한 셰프이다. 
  • 마고 밀스: 배우 '안야 테일러 조이'가 맡은 여주인공이다. 저녁 식사 데이트를 위해 호손에 방문한다. 
  • 타일러 레드포드: 배우 '니콜라스 홀트'가 맡았다. 셰프 슬로윅에게 열광한다. 

배우 랄프 파인즈와 안야 테일러 조이는 이 작품으로 골든글로브 시상식의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아무나 갈 수 없는 레스토랑

  영화는 외딴 섬 '호손' 에 위치한 고급 레스토랑을 방문하는 사람들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그 중에는 타일러와 마고도 있다. 호손은 유명한 셰프 슬로윅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으로 단 12명만 초대를 받았으며, 한 사람당 180만원이라는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식사 비용을 알게 된 마고는 롤렉스를 먹는거냐며 비꼬기도 한다. 타일러와 마고는 저녁 식사 데이트로 호손을 방문하는 것으로 나오는데 알고보니 마고는 다른 여자의 대타였다. 슬로윅 셰프는 계획에 없던 마고의 참석을 불편해 한다. 그리고 저녁 식사는 점점 기괴해진다. 

 

화려한 요리와 기괴한 식사

  타일러는 예술의 경지에 올랐다는 셰프 슬로윅의 요리를 먹을 수 있다는 사실에 매우 들떠있다. 마고에게 음식 맛을 제대로 느껴댜 한다며 담배도 피우지 못하게 할 정도이다. 막상 식사 시간이 시작되자 기대와는 다른 장면들이 펼쳐진다. 화려해 보이는 요리들이 서빙되는 반면 슬로윅은 식사에 어울리지 않는 이상한 이야기들을 늘어놓는다. 심지어는 빵이 메인인 코스에 빵을 주지 않는 등 이상한 행동도 한다. 영화는 갈수록 기괴함을 지나 피가 낭자하는 공포물로 변한다. 

 

  말하자면 셰프 슬로윅은 요리의 본질을 망친 부자, 평론가, 유명인 등에게 복수를 하고자 한다. 영화를 보다보면 셰프 슬로윅이 특정 사회계층이 요리의 본질을 흐리고 자신의 요리 인생 또한 망쳤다고 생각하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이 복수극에 왜 레스토랑의 모든 직원들이 동조했는지는 알 수 없다. 본인들도 전부 죽게 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말이다. 식사에 초대된 12인이 죽음을 알고도 취하는 심리상태 역시도 매우 단순해 보인다. 영화는 이 부분을 제대로 설명하지는 않는다. 그나마 입체적인 인물은 여주인공 마고 뿐이다. 신기하게도 이 영화는 마고를 제외한 다른 참석자의 배경을 꽤 잘 알려주는데 유독 마고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이 없다.

 

  마고는 일련의 사건을 통해 슬로윅의 과거를 알게되고, 슬로윅 앞에서 그의 요리를 혹평한다. 슬로윅은 마고에게 어떤 요리를 원하는지 묻고, 마고는 치즈버거라고 답변한다. 이윽고 슬로윅이 만들어온 치즈버거를 한 입 먹은 마고는 남은 버거를 포장해달라고 한다. 슬로윅은 순순히 버거를 포장해주고 답례품까지 챙겨주며 마고를 보내준다. 그렇게 마고는 섬에서 탈출하게 된다.

 

'의미심장한 풍자극'

  영화 평론가 이동진은 이 영화를 "흥미로운 음식 영화이고 파격적인 스릴러이면서 의미심장한 풍자극"이라고 평했다. 한간에는 이 영화가 단순히 요리계를 넘어 영화계와 예술계 자체를 풍자한 것이라는 말이 있다. 영화 '더 메뉴'는 더 비싸고 화려한 것을 추구하는 허영심으로인해 그 속의 의미는 와해되고 단순히 화려함만 남게된 것을 제대로 저격하고 있다. 애초에 요리는 인간의 배고픔을 채워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장치 중 하나였고, 누군가는 '먹기 위해 산다'고 말 할 정도로 우리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행복함까지 느낀다. 아이러니하게도 언제부터인지 '비싼 음식은 양이 적고 맛이 없다'는 인식이 생기기 시작했다. 요리 뿐 아니라 그 무엇이든 본질이라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해 준 영화 '더 메뉴'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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