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슬램덩크의 귀환, 더 퍼스트 슬램덩크

반응형

더 퍼스트 슬램덩크 예매 인증

추억의 농구 만화

  90년대에 청소년이었던 세대는 슬램덩크를 모를 수 없다. 원작 만화는 일본의 점프 코믹스에 1990년부터 연재가 되었고, 이 것을 일본 TV 아사히에서 1993년에 101부작에 걸친 애니매이션으로 제작하였다. 원작 만화에서는 북산고등학교 농구부가 전국대회까지 진출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애니메이션은 산왕공고와의 경기는 다루지 못하고 끝난다. 내용면에서는 주인공이 뒤늦게 농구를 시작하는데 알고보니 천재였다는 어찌보면 뻔한 스토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슬램덩크는 전혀 뻔하지 않았다. 빨간 머리에 큰 키, 그리고 험상궂은 얼굴을 하고 등장하는 우리의 주인공 강백호는 그야말로 매력이 철철 넘치는 캐릭터였다. 농구에 대한 기초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도 스스로를 천재라고 진심으로 생각하는 것 같은 면부터 기존 애니메이션의 주인공들과는 많이 달랐다. 강백호와 라이벌로 등장하는 서태웅은 정반대의 성격으로 진지하고 무뚝뚝한 캐릭터였지만 이 둘의 조합은 때에따라 코미디가 되기도 하고 감동이 되기도 하며 우리를 사로잡았다. 

  

  원작이 어느정도 흥행을 했는지는 일본의 통계를 통해서도 객관적으로 알 수 있다. 2006년 발표된 일본 미디어 예술 100선(만화 부분)에서 종합 순위 1위를 기록했으며, 잡지 다빈치사에서 조사한 만화 역사 50년 순위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일본 미디어 예술 100선에는 전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데스노트', '도라에몽', '드래곤볼' 등이 10위권에 포진되어있는 것을 보면 일본 내 슬램덩크의 위치가 어느정도인지 알 수 있다. 

 

산왕전으로 돌아온 슬램덩크

  앞서 애니메이션에서는 산왕공고와이 경기를 다루지 못했다고 언급하였다. 산왕공고는 원작에서 최종 보스와 같은 역할로 많은 팬들이 해당 내용을 애니메이션으로 보길 학수고대 했을 것이다. 이에 부응하여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산왕전을 다룬다.  일본에서는 2022년 12월에 개봉했으며 한국에서는 2023년 1월에 개봉했다. 슬램덩크의 원작자인 이노누에 다케히코가 감독 및 각본을 맡았다. 내용면에서는 원작의 큰 틀을 따라가지만 만화책에서는 다루지 않았던 내용도 나온다. 팬들의 입장에서 아쉽게 느끼는바가 있다면 원작의 몇가지 명장면과 명대사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원작과는 다소 다른 연출과 스토리텔링을 사용하다보니 그런 결과가 나온 듯 하다. 한국에서는 기존 애니메이션의 로컬라이징이 워낙 잘 되어있고 유명했기 때문에 이번 영화에서도 등장인물의 이름, 학교 이름 등이 기존에 로컬라이징 되었던 그대로 사용되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초반 그림체가 약간 낯설게 느껴졌다. 원작 만화와 애니메이션으로 각인된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영화 초반에는 잘 매칭이 되지 않았다. 이 부분은 영화가 진행되며 자연스럽게 익숙해졌다. 

 

주인공은 송태섭

  원작과는 다소 다른 연출과 스토리텔링을 사용했다고 하는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송태섭의 비중이다. 생각해보면 송태섭은 북산고등학교의 주전 선수이자 메인 캐릭터 중 하나이면서도 다른 메인 캐릭터와는 다르게 개인사에 대한 내용이 원작에 없었다. 이 부분은 서태웅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서태웅은 중학교때도 농구로 이름을 날렸다는 배경 설명을 봤을 때 정대만과 같은 드라마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이번 영화에서는 송태섭의 농구 및 가족사를 산왕전과 교차해서 보여준다. 송태섭 개인에 대한 내용이 절반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함께 영화를 본 필자의 지인은 초반 송태섭의 과거 이야기가 조금 지루하게 느껴졌다고 한다. 슬램덩크는 기존의 애니메이션을 생각했을 때 역동적이고 코미디적인 요소가 강했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을 좋아했던 팬이라면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필자는 초반 송태섭의 스토리도 굉장히 몰입해서 보았다. 

 

  송태섭의 개인사를 비중있게 다루다보니 경기의 내용 역시도 원작보다 송태섭에게 포커스가 더 많이 가있다. 언제나처럼 강백호가 이끌어가는 스토리를 기대했다면 다소 의외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원작의 감동과 재미를 놓치지 않았다. 북산고등학교 농구부 스토리의 절정에 해당하는 산왕전의 박진감을 기대 이상으로 잘 담아냈다고 본다. 다만 원작 슬램덩크를 보지 않고 영화를 보는 사람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호하다. 송태섭의 개인사와 경기장면을 계속 교차시키는 것이 몰입을 방해한다는 평도 있다. 또한 원작을 보지 않은 사람은 송태섭이라는 등장 인물에 대한 애정이 없는 상태에서 그의 개인사부터 마주하게 된다. 기존 팬들도 다소 지루하게 느꼈다는 평이 있는 부분이므로 이 영화로 처음 슬램덩크를 마주하는 사람도 그렇게 느낄 확률이 높다. 원작을 보지 않았어도 영화의 내용을 따라가는데는 무리가 없겠지만 같은 영화를 본 후 원래부터 팬이었던 사람과 동일한 감동을 받기는 쉽지 않아보인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개봉하면서 국내에서도 슬램덩크 관련 상품, 원작 만화책 등의 판매가 급증했다는 기사를 여럿 보았다. 얼마전 들렸던 서점에서도 관련 상품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슬램덩크의 모든 면을 사랑하는 팬으로서 이 인기가 영원히 식지 않았으면 한다. 

  

 

반응형